전래동화 <은혜 갚은 호랑이>

어느 마을에 가난하지만 부지런하고 인정 많은 총각이 살았어요. 하루는 총각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데, 큰 호랑이가 목에 가시가 박혀 꺽꺽거리고 있었어요. "내 목에 가시 좀 빼주오. 제발 부탁이오!" 총각은 가시를 빼주었고, 호랑이는 큰절을 한 번 하고 뒤돌아 갔어요.

다음 날 아침, 집 앞에 땔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총각은 호랑이 발자국을 보고는 호랑이가 다녀간 것을 알았어요. 하루는 어머니가 혼잣말로 아들 걱정을 했어요. "혼기가 지났는데, 장가를 못 가 어쩌누?" *혼기: 결혼할 나이 그날 밤, 호랑이는 몰래 예쁜 처녀를 총각 집에 두고 갔어요. 호랑이 덕분에 총각은 부자가 되고, 색시까지 얻었답니다. *색시: 신부의 옛 표현

하루는 마을에 방이 붙었어요.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와 사람을 해치니, 호랑이를 잡는 사람에게 큰 상금을 준다는 내용이었어요. *방: 사람들이 많은 곳에 붙이는 공고문 그날 밤, 호랑이가 총각의 집에 찾아와 말했어요. "나를 화살로 쏘아 상금을 받으시오. 구해준 덕에 오래 살 수 있었소." "여태까지 해 준 것도 많은데, 그게 무슨 말이오? 안 들은 것으로 하겠소."

다음 날, 마을에 호랑이가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총각은 놀라 달려갔어요. 호랑이는 총각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눈짓했어요. "나를 어서 쏘시오! 다른 이가 쏘기 전에!" 총각은 비껴가도록 활을 쏘았지만, 이미 알아챈 호랑이는 일부러 화살에 맞았어요. "와! 호랑이가 죽었다!" 모두들 기뻐했지만, 총각은 호랑이가 자신 때문에 죽은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총각은 은혜 갚은 호랑이를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 주었답니다. *양지바른 곳: 햇빛이 잘 드는 땅

한국의 전래동화(traditional story)에는 유독 은혜를 갚은 동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가난한데 착하고 성실한 주인공이 동물들의 곤경을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면, 그에 보답하여 큰 선물을 가져다 주는 내용이 바로 한국 전래동화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흥부와 놀부'라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 흥부가 다리를 다친 제비를 고쳐주었고, 그 제비가 은혜를 갚기 위해 씨앗을 주어요. 그 씨앗을 키웠더니 금은보화가 가득 든 열매로 자라서, 흥부는 부자가 되었어요. 그 외에도 은혜 갚은 까치, 은혜 갚은 개구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요.

은혜를 갚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바로 한국이 전통적으로 유교문화(Confucian culture)였기 때문이에요. 유교문화에서는 예의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 것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예요. 대표적으로 결초보은(結草報恩) 이라는 사자성어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결초보은은 죽은 뒤에라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이르는 말이에요.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동화 속 호랑이처럼,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은혜를 갚는 모습을 말해요.

이러한 한국 전래동화 속 은혜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은 우리 나라, 혹은 우리 나라가 속한 문화권의 모습과 비슷한가요? 차이가 있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같이 이야기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