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Kroean book / 한국어 책읽기 / 저를 사랑해주신 할머니께

안녕하세요? 저 민혜예요. 하늘에서 잘 지켜보고 계시죠? 너무 보고 싶은데 돌아가셔서 슬퍼요.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생채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할머니 집에서 삼겹살 파티 때마다 저를 위해서 만들어 주셔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어요. 엄마도 만들어 주시는데 할머니 맛이 나지 않아요. 할머니! 제가 언제부터 할머니가 더 좋아졌는지 아세요? 단아가 아기 때 아파서 병원 입원했을 때 며칠 동안 할머니랑 있을 때였어요. 아침마다 유치원차 타기 전 머리도 묶어주고 아기처럼 밥도 먹여줘서 너무 좋았어요. 유치원 차에서 내리면 슈퍼에서 과자랑 음료수도 사주시고 놀이터에서 놀아서 재미있었어요. 단아보다 저를 더 예뻐해 주시고 “내 강아지야.” 불러주셔서 좋았어요.

설날, 추석 같은 명절이나 생일, 어린이날에도 단아보다 저한테 용돈을 더 주셔서 신났어요. 할머니가 용돈을 주실 때마다, 돼지 저금통에 밥을 줘서 제법 많이 모아졌어요. 다 모아지면 엄마랑 삼국지 책을 사서 읽기로 했어요. 할머니가 계시면 더 빨리 모아질 텐데... 할머니! 지난 일요일에 외삼촌이랑 삼겹살 파티했어요. 삼촌이 엄마 보고 싶다고 할머니가 안 계셔서 허전하다고 해서 잠깐 슬펐어요. 그러면서 삼촌도 할머니가 해주신 생채 먹고 싶다고 해서 웃었어요. 저도 할머니가 해주시는 생채가 먹고 싶어요. 삼촌도 할머니 맛은 안 난데요. 앞으로 삼겹살 파티 때마다 할머니가 해주신 생채하고, 끝나면 삼촌이랑 단아랑 문구점에서 뽑기도 하고 불량식품도 사 먹은 것도 생각날 것 같아요.

할머니! 저 요즘 수학 학습지 때문에 힘들어요. 매일 3장씩 재미도 없는 것을 풀어야 해서 싫어요. 학교에서도 국어시간에 스티커 붙이는 자리에 쓰라고 하셔서 힘들어요. 그래도 친구랑 신나게 놀 수 있고, 재미있는 친구도 있어서 괜찮아요. 얼마 있으면 추석이에요. 추석 때 이모들이랑 삼촌이 모이면 할머니 얘기할 것 같아요. 그러면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슬플 것 같아요. 삼우제를 마치고 할머니께 “편안히 가세요. 할머니, 사랑해요.” 라고 핸드폰 문자 보낸 걸 보고 엄마가 많이 우셨어요.

그래서 제가 엄마가 왜 우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더니 안아주셨어요. 저랑 단아를 많이 보고 싶어 하셨는데, 더 많이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고 아쉬워요. 11월 3일. 49제 때, 꼭 참석해서 학습발표회때 못 보여드린 바이올린 연주 보여드릴게요.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하고 싶은 일 많이 하면서 살라고 하신 말씀 지킬게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할머니 생각 많이 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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