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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6, 2024

Reading Korean books / 한국어 책읽기 / 느티나무 집배원 아버지

01 느티나무 집배원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집배원이시다. 아버지는 KT라는 대기업에서 일을 하셨다. 하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직을 하셨고 1년 정도 제과제빵을 공부를 했었다. 그러나 자격증을 따기 위한 필기시험에서 떨어지셨다. 결국 가장으로서 우리 집 경제를 짊어지기 위해 집배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셨다. 집배원이 되자 여러 가정에 우편을 전해주는 일을 하셨다. 여러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힘들어하셨고, 그런 날이 있을 때마다 표정이 좋지 않게 집에 들어오셨다. 쉬는 날이 없었고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셨다.

02 느티나무 집배원 아버지

아버지는 가끔가다 무릎이 까져서 들어오셨고, 내가 걱정하자 넘어졌는데 ‘괜찮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하셨다. 아버지는 패스트푸드를 주로 먹거나 끼니를 거르며 한 가정이라도 더 돌리려고 하셨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왔고 종아리에는 하지정맥류처럼 빗줄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제일 먼저 발견하고 괜찮아?” 라고 묻자 아버지도 처음 아셨던 듯이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별거 아니야, 걱정하지 마.” 라고 답하셨다. 나는 그때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03 느티나무 집배원 아버지

알고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셔서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아빠는 가족 앞에서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막내 동생과 놀아주려고 노력을 하셨고, 막내 동생은 즐거워했다. 아버지는 매일 과자나 간식거리를 사왔었다. 우리 남매들은 맛있게 먹었어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었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아버지는 피로가 쌓여 있었지만, 우리는 아버지의 피로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자 갑자기 아버지가 몸살에 걸리셨다. 아버지는 병원에 가보셔야 했지만 일도 밀렸었고,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으셨다. 그냥 이불만 덮고 시름시름 앓으시기만 하셨다.

04 느티나무 집배원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는 남매 중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바로 달려오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몸보다 가족의 몸을 중요시했던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자, 나는 아버지는 자신의 일보다 가족이 우선시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그런 아버지가 가정형편으로 인해 우는 것을 처음 보았다. 느티나무처럼 계속해서 버텨온 아버지를 봐왔기 때문일까? 그런 아버지는 낯설었고 그래서인지 나도 울컥했다. 아버지에게 눈물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불을 뒤집어쓴 채 조용히 울었다. 그때 아버지는 한 문장의 말을 했다, “아빠 없어도 얘들 잘 데리고 살아.” 라고 말하며 아버지는 눈물을 감추려고 노력했다.

05 느티나무 집배원 아버지

그렇게 아버지와 따로 살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집배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며 가족을 위해 살아왔지만 가정의 형편으로 인해 따로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우리 가정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인생도 비극이었던 것 같다. 매일 가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원동기로 달리시는 우리 아버지가 노력을 하지 않고 자기개발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한심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아버지에게는 감사함과 미안함과 존경심만이 남았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크고, 계속 아빠가 가방에 간식거리를 사 와서 같이 먹는 그 모습이 나의 머릿속에서는 잊혀 지지 않고, 계속 맴돌고 있고, 너무나도 그립다. 아버지의 큰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소나기도 피하고 불볕더위도 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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