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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2, 2024

Reading Korean books / 한국어 책읽기 / 엄마는 눈사람

01 엄마는 눈사람

엄마에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윤아랑, 준우랑 손을 잡고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는 겁니다. 남들이 들으면 ‘왜 못 가? 이해가 안 돼.’ 하면서 절 놀립니다. 2014년 3월 18일. 사랑스러운 내 동생 준우가 태어났습니다. 동생이 태어나서 기뻤지만 엄마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리셨고, 동생은 할머니 댁으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동생 없이 엄마랑 함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자꾸 눈사람처럼 변했습니다. 보기에는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는 ‘눈사람’ 이지만 안겨보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장고 엄마였습니다.

02 엄마는 눈사람

“엄마, 나 수영장 가고 싶어요.” “엄마, 나 놀이공원 가고 싶어요.” 엄마의 대답은 항상 “아빠랑 가렴. 엄마는 잘게. 미안하다.” 라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집에 엄마가 있지만 엄마가 없다는 기분은 뭘까요? 내 나이 5살 때, 소원은 엄마를 따뜻한 나라에 살게 해드리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8살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우리 가족에게는 여름이 제일 싫습니다. 모든 에어컨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에어컨 때문에 엄마가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시기 때문입니다.

03 엄마는 눈사람

그래서 여름이 싫습니다. 친구들이 엄마 손을 잡고 팥빙수 가게로 들어갑니다. “엄마, 저도 팥빙수 먹고 싶어요.” “그래? 포장해가자. 엄마가 돈을 줄 테니 윤아가 사 오렴.” “싫어요. 저도 가게 안에서 먹고 싶단 말이에요. 엄마 싫어요.” 하고 소리치며 집으로 혼자 들어가 버렸습니다. 너무나 속상했습니다. 방에서 울고 있는데 엄마가 팥빙수를 사오셨습니다. 알고 보니 지나가는 친구 엄마에게 부탁해서 사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04 엄마는 눈사람

그런 엄마가 저는 창피했습니다. 팥빙수 같은 건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아픈 엄마도 싫고, 아픈 엄마를 고쳐주지 못하는 의사 선생님도 미웠습니다. 저는 결심 했습니다. 엄마를 고쳐주는 의사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온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발명가가 되어서 엄마랑 꼭 에어컨이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팥빙수를 먹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 대신 동생 양치질과 동화책을 읽어주며 엄마를 도와드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오늘도 엄마는 전기장판에 누워 계십니다. 토요일이기에 저는 안양 온천에도 가고 싶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싶습니다.

05 엄마는 눈사람

그러나 아빠도 회사에 가시고 엄마는 누워있고 저는 심심합니다. 친할머니 집에도 가기 싫었습니다. 거기도 재미없거든요. 동생 준우는 심심하다고 저한테 놀아달랬습니다. 저는 엄마에게 “엄마. 우리 놀이터 나가요. 엄마는 의자에만 앉아 있으면 되잖아요.” 겨우 졸라서 엄마는 겨울 잠바를 입으시고 놀이터로 나갔습니다. 준우와 저는 놀고 있는데 준우가 갑자기 그네를 타겠다고 그네에 앉다가 앞으로 떨어져 피가 잔뜩 났습니다. 엄마와 나는 병원으로 가서 준우를 치료했습니다. 저는 엄마에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06 엄마는 눈사람

“준우 잘 보라고 했지! 엄마 아프니까 네가 준우 잘 지키라고 했지!” 엄마에게 혼이 났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건 ‘눈사람’인 엄마가 아닌 ‘슈퍼맨’ 엄마가 필요합니다. 엄마는 집으로 돌아와 이제 집에서 많이 놀라고 합니다. 엄마는 약을 많이 먹었는데도 눈사람의 탈을 벗지 못하는 걸까요? 제가 꼭 안아주면 눈사람이 떠날까요? 큰 이모부랑 이번 추석에 ‘풍등’이란 걸 날렸습니다. 소원을 빌라고 해서 저는 페어리루가 갖고 싶었지만 엄마에 시린 산후풍이 사라지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저 멀리 날아가는 풍등을 보니, 하늘 높이 등이 달님을 향해 사라진 걸로 보아 저의 소원도 달님이 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07 엄마는 눈사람

아빠도 토요일, 일요일에는 회사 안 가고 저희랑 놀아 달라고 조금 더 빌었는데 들어주시겠죠? 저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이 제일 좋습니다. 가을이 오래오래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를 고쳐줄 수 있는 의사 선생님도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처럼 온몸이 차가운 사람은 별로 없나 봅니다. 눈사람은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지만, 직접 안아보면 저의 몸까지 춥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번 겨울에 눈사람을 만들면 모자, 목도리, 장갑을 해줄 것입니다. 그러면 눈사람은 저의 마음에 감동을 받아 엄마 몸속에 있는 눈사람 친구를 데려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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