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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6, 2024

reading Korean book /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01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높고 높은 파란 하늘 아래 솜사탕 같은 구름과 바람이 함께 소곤소곤 속삭이며 외할아버지 이야기들 들려줬으면 좋겠다. 외할아버지께서는 1년 전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나를 많이 안아주셨고, 잘한다, 최고다, 장하다 하며 칭찬도 해주셨다. 항상 누구보다 우리를 더 먼저 생각하시고, 누구보다 우리를 예뻐해 주시는 분이셨는데.... 바람이 되어 훨훨~ 날아가 버리셨다. 우리 가족과 외갓집 가족들은 꿈이기를 바랬다.

02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외할아버지는 나쁜 담배도 안 피우셨고,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공기 좋은 뒷산에 운동도 자주 다니셨는데.... 지켜드리지 못했다. 원래는 선생님을 하셨다가 광산에서 화약 폭탄으로 석탄을 잘 캘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직업을 하셨다. 하지만 그 안에 있던 안 좋은 공기가 외할아버지의 폐를 깜깜한터널에 가둬버리고 말았다. 결국 외할아버지께서 폐암에 걸리셔서 몹시 힘들어하셨고 고통스러워하셨다. 나쁜 암들이 외할아버지가 숨을 쉬게 하는 것도 힘겹게 방해하고, 손도 많이 떨어서 우리 손을 잡고 걸으셔야 했다.

03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내 손까지 전해졌다. “암이 뭔데!” 내가 꼭 잡아서 혼내 주려고 했는데.... 나의 꿈은 의사이다. 커서 꼭 고쳐 드리기로 했는데 외할아버지는 나의 손대신 바람의 손을 잡고 떠나버리셨다. 아빠는 쉬는 날이면 가위를 챙겨 외할아버지가 최고로 멋져 보이게 머리카락을 잘라 드려서 병원에서는 소문난 멋쟁이셨다. 엄마께서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때까지 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다리가 반짝반짝 빛나 보이도록 향기가 나는 로션을 발라드렸다. 오빠와 나는 어깨를 주물러 드리는 마사지 전문가가 되었다.

04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항상 좋다, 시원하다고 말씀해 주신 외할아버지가 많이많이 보고 싶고, 불러 보고 싶다. 하루만 더 계셨으면 엄마가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우리 가족이 쓴 편지를 행복한 표정으로 읽으셨을 텐데, 전해드리지 못한 편지를 보면 너무 슬프고 마음이 벅차다. 하늘에 계신 외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전해주세요. “외할아버지, 저 채은이에요.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않으시고 잘 계시죠? 채은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시지 왜 먼저 가셨어요? 제가 커서 고쳐드린다고 약속했는데....

05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꼭 의사가 되어서 아픈 사람의 마음을 토닥토닥해주고, 암과 꼭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희망을 선물해주고, 나쁜 암들을 물리쳐 버릴게요. 바람과 함께 여행 다니며 지켜봐 주실 거죠? 3학년이 되어서 자랑할 것도 많아요. 1학기 때는 회장도 되고, 2학기 때는 경쟁이 치열했지만 제가 반장이 되었어요. 상장도 많이 타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서 학교 가는 것이 재밌어요. 안 좋은 것은 키가 아직도 많이 안 커서 반에서 2번째로 작은데 제일 작은 친구가 저를 곧 따라올 것 같아요.

06 내 마음이 하늘까지 전해지기를

그래서 우유도 많이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키가 큰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러면 외할아버지도 깜짝 놀라실 거예요. 추모관에 들릴 때마다 제가 해드린 이야기 꼭 기억해 주시고, 외할아버지가 함박웃음을 하며 기뻐하실 수 있도록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게요. 외할아버지의 솜처럼 포근했던 따뜻한 마음과 함께한 추억들을 마음속에 잘 간직할게요. 외할아버지, 저 보이시죠? 외할아버지, 제 목소리 들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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