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2, 2024
K드라마 대본 읽기-Lovely Runner 5화
5화
#1
임솔: 근데 어떻게 알고 왔어?
선재: 정류장에서 봤어.
니가 버스에서 잠들어서 못 내리는 거.
임솔: 아..
선재: 그러니까 좀 때와 장소를 가려서 졸아.
볼 때마다 아무 데서나 졸고 있어.
아니, 내가 못 봤으면 어쩔 뻔했어?
임솔: 응, 앞으론 절대 안 졸게.
근데 혹시 모의 경기 때 말고 그전에 나 본 적 있어?
그냥, 앞집 사니까 오다가다 본 적 있을까 해서.
선재: 있어.
임솔: 진짜?
선재: 전에 네가 나 택배 기사로 작각했었잖아, 기억 안 날껄?
임솔: 그게 언젠데?
선재: 봄. 이산 온지 얼마 안 됐을 때.
임솔: 그럼 우리 가게에도 온 적 있어?
내가 엄마 대신 자주 가게도 보곤 했었거든.
혹시 DVD 빌리러 온 적은 없어?
선재: 아, 왜 이렇게 졸리냐?
임솔 너, 너 자?
선재: 들어가 봐.
임솔: 우리는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아간다.
나에게 선재는 하늘에 별처럼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존재였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뒤덮인 내 10대의 끝자락에,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선재가 존재였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뒤덮인 내 10대의 끝자락에,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선재가 있었다는 걸.
매일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하늘을 보고, 같은 길을 걷고,
내 이름을 알고, 나를 구 했다는 사실을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연의 순간들을 놓치고 살아왔는지,
나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쩌면 놏치지 말아야 할 순간들은
어딘가에서 잔란한 빛을 내며
끊임없이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온 이유,
너와 내가 다시 만난 이유이지 않을까?
5화
#2
선재: 박씨가 아니라 아예 박을 가지고 왔구나?
임솔: 타임캡슐, 낵 그 안에 너한테 줄 선물을 넣어 놨거든.
전래동화 보면 박에서 막 금은보화 나오고 그러잖아.
선재: 선물이라며? 그냥 주지, 뭐하러 힘들게 땅속에 묻어? 김치야?
임솔: 장독대 아니고 타임 캡슐이라니까?
너도 좀 파, 어서.
선재: 그럼 뭐 들었는데? 진짜 금은보화야?
임솔: 그것보다 더 귀하고 특별한 게 들어있지.
너 나중에 열어보면 깜짝 놀랄걸?
선재: 나중에 언제 꺼내려고?
임솔: 한 2023년쯤?
선재: 뭔 선물을 그렇게 오래 묵혀?
임솔: 이거 주식이야. 우량주라 오래 묻어놓고 있어야 해서 묻는 거야.
선재: 진짜?
임솔: 가짜지.
그럼 2023년 1월 1일 밤 12시. 한강다리 위에서 만나.
그날 같이 꺼내보자.
선재: 왜 하필 그날인데?
임솔: (그래야 네 운명을 바꿀 수 있으니까. 그러니 제발 하루만 더 살아있어줘.)
꼭 그날 줘야 의미가 있는 선물이거든.
아주 어마어마한 선물이 들어있으니까 기대해.
미리 꺼내보지 말고, 2023년 1월 1일
밤 12시 한강 다리. 꼭 기억해, 알았지?
선재: 2023년 1월 1일 한강다리.
그런데 그때까지 넌 나 안 보고 살 거냐?
임솔: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만약 우리가 서로 안 보고 살고 있어도 그날은 꼭 나와주라.
동창회 나가는 마음으로, 이 친구 만난다 생각하고.
선재: 누가 너랑 친구 한댔냐고.
5화
#3
선재: 그냥 어젯밤에 영화 보자고 말을 하지.
비밀이래서 밤새 뭔 일인가 했네.
임솔: 네가 싫다고 안 나올까 봐 그랬지.
선재: 좋다고 나오지, 내가 왜? ...
내가 영화를 좋아해.
임솔: 그래? 잘됐다.
(화재 경보등 울리고)
선재: 솔아, 나가자.
너 나 경기 못 보게 하려고 영화 보자고 한 거지?
너나 아빠나 왜들 이렇게
경기 안 보게 해서 뭘 어쩌려고?
어차피 메달 따면 온 나라가 난리일 텐데.
임솔: 그래도 그냥 마음이...
선재: 왜? 뭐 내가 부러워서 울기라도 할까 봐?
난 열아홉에 수영 못하게 될 걸 미리 알았더라도
수영했을 거야. 생각해보면 수영하는 동안 진짜 행복했거든.
그 행복은 안 해보고 절대 가질 수 없었던 거 잖아.
그래서 난 후회 안 해. 수영을 시작한 것도, 못하게 된 지금도.
그러니까 '나 괜찮다"이 말이야
5화
#4
선재: 뭐야, 나 기다렸어?
임솔: 왜 이제 와? 누구 만나고 왔어?
선재: 너 간 줄 알고 인혁이랑 있다가.
임솔: 전에 학교 앞에서 명함 줬던 사람.
그 사람 만난 거 아니야?
선재: 어떻게 알았어?
임솔: 뭐라는데? 너 데뷔라도 시켜준대? 하고 싶어?
선재: 무슨 소리야? 연락처 달라는데 주지도 않았어.
그게 왜 궁금한데?
임솔: 그냥, 이상한 사람 많잖아.
그런 사람들 사기꾼들도 많다 그러고 걱정돼서.
선재: 내가 애냐? 무슨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해?
자, 상품으로 주더라.
임솔: 너 혹시 이것 때문에 노래한 거야?
이까짓게 뭐라고 그 사람 많은 데서 노래를 불러?
난 너한테 뭐 하나 해준 것도 없는데 왜?
선재: 핸드폰 없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
임솔: 내가 불편하든 말든! 너야말로 왜 쓸데없는 걱정을 해?
선재: 왜? 난 너 걱정하면 안 돼?
임솔: 어, 하지 마! 남 걱정하지 말고 다른 사람 위하지도 마.
힘든 내색 한 번 안 하고 삭이고 참고
그러다 여기저기서 마음 긁히고 또 참고.
잠도 못 잘 정도로 혼자 끙끙 앓다가 다 놔버릴 거잖아, 너.
그러니까 그러지 말라고.
선재: 대체 무슨 소리야?
이거 하나준게 뭐라고 이러냐?
임솔: 난 네가 너밖에 모르는 애였으면 좋겠어.
이럴 시간에 어떻게 하면 네 자신이 더 행복해질까,
더 잘 살까? 그것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선재: 내 생각만 하라고? 그래 볼까? 됐다.
내가 괜한 짓 했네. 이건 버리던지 너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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