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7, 2024
Reading elementary writing / 초등작문읽기 / Korean / 03
01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엄마, 할머니 미용실에 안 가요?"
나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다.
아주 오래된 건물 1(일)층 이고 빨갛고 파란색 볼이 돌아가는 등도 있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40(사십)년 가까이 미용실을 하셨다.
머리를 예쁘게 할 동안 나는 할머니, 엄마와 함께 시장구경을 한다.
맛있는 것도 먹고 구경도 하고 특별한 날에는 노래도 듣고 옛날게임도 한다.
02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그런데 그날 따라 손님들이 많아서 나는 머리에 기구를 말고 미용실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할머니 손님 한 분이 엄마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알고 보니 얼마 전까지 시장에서 장사를 하셨는데 건강이 나빠지고 힘들어서 장사를 그만두셨고 오늘은 놀러오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 어릴 때랑 내가 똑같다고 했다.
그제야 생각이 났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줄곧 이곳에서 살았다. 바로 무학시장이다.
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왔던 곳이고 자주 왔던 곳인데 잠시 잊고 있었다.
05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내가 미용실에서 심심해 할 때면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미용실 근처에 있는 뻥튀기 가게에 데려가 주신다.
까만색 긴 망사터널에 톱니바퀴 두 개가 돌아간다.
더 신기한 것은 자동으로 돌아간다.
한참을 지나면 할아버지의 "뻥이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나면서 흰 눈꽃이 막 날린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뻥튀기가 터널 가득 쌓인다.
엄마의 어릴 때 간식이었다고 한다.
그 가게 옆으로 형형색색의 고운 이불 가게와 옷 가게가 있다.
엄마와 딸이 나란히 하는 가게다.
항상 나와 엄마를 예뻐해 주신다.
아마도 우리 집 이불은 다 그곳에서 산 것 같다.
04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엄마와 할머니는 시장 안을 훤히 알고 있다.
만두와 순대를 파는 순대골목, 좀 더 안으로 가면 시장에서 제일 오래된 닭집이 있다.
그리고 그 골목 끝자락에 떡집들이 쭉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몇 집만 남아 있다.
꼭 장날이 아니어도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이제 무학시장은 할머니, 엄마, 나의 놀이터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좀 더 멋진 곳에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충분히 멋진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특별한 곳이 되었다.
06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3500원 하는 국수가게는 항상 사람들이 많다.
유난히도 사람들이 많은 국수가게다. 양이 많아서 그런가. 맛도 있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나는 맛있는 국수를 먹고 과일·채소 가게를 간다.
그곳은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지나갈 때 인사를 잘한다고 방울토마토나 귤을 손에 꼭 쥐어 주신다.
그러면 엄마는 항상 그랬듯이 과일을 한 봉지 사신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끌려 간 곳이 있다. 방앗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참기름 냄새를 실컷 맡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돈은 받지 않는다. 내가 어릴 때는 장난으로 사장님께서 돈을 달라고 해서 운 적도 있지만 지금은 친해져서 어떤 장난에도 웃을 수 있다.
07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그 옆에는 몇 년 전에 새로 생긴 전 가게가 있다.
점점 장사가 잘돼서 사장님이 매일 웃고 사신다.
그리고 건어물 가게다. 이곳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
즉석구이 김이다. 참기름 향이 나는 김이 즉석에서 고소하게 구워져 나온다.
엄마와 할머니가 다니던, 살던 그곳에서 어느덧 나의 추억도 함께 쌓여 가고 있다.
골목에서 항상 아이들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사람 냄새도, 인정도 가득했던 곳이 점점 비워진다고 쓸쓸해 하신 할머니 뒷모습이 왠지 엄청 슬퍼졌다.
지금처럼 아파트가 없던 시절 서로가 다 알고 챙겨 주면서 지냈던 곳에 지금은 엄마가 외롭게 서 있다.
10(십)년 후, 20(이십)년 후, 30(삼십)년 후가 되어도 시장이 없어지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우리 가족처럼 추억도 쌓고 우리 것도 지켜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할머니, 엄마, 나의 놀이터를 지키고 싶다.
03 엄마의 놀이터, 무학시장
어릴 때부터 살았던 엄마는 시장 지리도 잘 알고 있다.
골목골목 여러 갈래로 나뉘어 좁고 긴 길이 하나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는데도 엄마는 잘 알고 있다. 지름길도 알고 있다.
아주 예전에 이곳은 엄마의 놀이터였다고 한다.
벽에 낙서도 하고 고무줄놀이에 술래잡기까지하면서 컴컴해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친구들 집이며 자주 놀러 갔던 먼 친척 집까지 다 알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시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별로 변한 것이 없다고 한다.
엄마가 유년시절을 보낸 그 길을 지금은 나와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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