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30, 2023
[읽기] 4월의 인물 "유재석"
2021.07.01 JTBC뉴스 <[단독 ①] 유재석 "일탈 꿈꿀만큼 아직까지 많이 힘들진 않아">
2021.07.01 JTBC뉴스 <[단독 ①] 유재석 "일탈 꿈꿀만큼 아직까지 많이 힘들진 않아">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14571
"유재석이 유재석을 넘어섰다."
백상예술대상이 유재석(49)에게 '대상'을 안기며 낸 심사평이다.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유재석은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뼈를 깎는 변화를 통해 위기와 한계를 극복했고 나이와 성별, 분야를 막론하고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진행자가 됐다. 유재석에게 이름이 각인된 백상예술대상 대상 트로피를 건네며 인터뷰 자리를 만들었다. 인터뷰는 8년만이다.
사실 인터뷰이나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유재석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늘 인터뷰어이자 청자의 입장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공감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의 속 깊은 얘기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이번 인터뷰 자리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인터뷰는 시작부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연예인과의 인터뷰 자리엔 매니지먼트 홍보팀이 동석하는 경우가 많다. 예민할 수 있는 멘트를 사전에 홍보팀이 걸러내거나 인터뷰 내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기 위해서다. 유재석은 시작 전부터 정중히 홍보팀에게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밖에서 쉬세요"라고 권유했다. 워낙 달변가라 곤란할 수 있는 질문도 잘 피해 가겠거니 했지만, 누구보다 솔직했고 거침없이 답했다. 대상 수상과 데뷔 30주년, 그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크고 작은 변화까지 많은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은 한 시간이었지만 그는 30분 더 이야기를 이어간 뒤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평소엔 왜 인터뷰를 잘 하지 않냐는 물음엔 "할 거면 모든 매체와 다 만나야죠"라며 "월례행사로 할 수 없고 이거 어떡하죠"라며 특유의 개성 강한 치열을 드러내며 웃었다. 90분간 만남만으로 그가 왜 '유느님'이라 불리고 미담이 끊이지 않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났지만 다시 한 번 수상 축하드려요. 수상을 전혀 예상 못 했나봐요.
"감사해요. 지난해 (TV 부문 예능상) 수상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시상만 생각했는데 후보에 오른 것도 얼떨떨했고 대상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수상 후 1997년 방영된 KBS 2TV '코미디 세상만사'의 코너 '남편은 베짱이'팀과 오랜만에 만나 회식했더라고요.
"'한 번 모이자'라는 말만 늘 했다가 마침 시간이 돼 만났어요. (김)수용이 형·(송)은이·(김)숙이랑요. 식당에서 만나 고기 먹고 수다 떨었어요. 예전부터 밥을 한 번 사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어떻게 만났네요. (웃음)"
-소감 중 '개그맨'이라는 걸 강조했어요.
"일부러 생각하고 그런 건 아닌데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문득 생각이 났어요. 희극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이러다 사라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연예계에 있는 많은 직업군 중 하나인데 사라질까 겁났고 갑자기 떠올라서 그렇게 말했어요."
-진짜 '개그맨'이 사라지고 있어요.
"제가 출연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노력한 '개그콘서트'가 막을 내렸을 때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유일하게 남은 코미디 프로그램이 '코미디 빅리그'에요. 방송가도 변화하고 플랫폼도 다양해졌잖아요. 개그맨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요."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후배들을 뽑는 콘텐스트를 하는 건 어떨까요.
"아직 그럴 정도도 아닐뿐더러 한다고 해도 현시대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늘 생겨요. 뻔한 수가 보이지 않는 웃음이 있고 그 정도의 콘텐트가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의미 있을까 싶어요."
-요즘 후배들이 유튜브로 새 활로를 찾았어요.
"방송국에서 희극인을 선발하지 않지만, 후배들이 알아서 새로운 플랫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더라고요. 도와주는 게 없지만 보고 있으면 뿌듯하고 대단함을 느껴요. 지금보다 더 시장이 커지면 저를 포함한 이 직업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보태도 좋겠죠."
-유튜브도 자주 보나요.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나요.
"아무래도 요즘 제일 눈에 띄는 건 김해준이죠. 그래서 올 초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도 초대했고요."
-직접 유튜브를 할 생각은 없나요.
"TV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콘텐트잖아요. 꾸준히 해야 하니 선뜻 나설 용기는 없어요. 이미 재미있는 걸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대중은 평범한 유재석 씨의 일상을 담은 콘텐트도 좋아할 것 같아요.
"어려운 건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보는 사람은 기대하는 게 있을 테고 그러려면 시간을 할애하고 공을 들여야 하고 약속된 시간에 업로드를 꾸준히 해야 되는데 그걸 잘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갸우뚱이면 차라리 하지 말아야죠."
-어김없이 30년간 대중과 약속을 지켜오고 있잖아요.
"그건 약속이기에 지키는 게 당연한데 아직까진 여유가 없어요. 한 주에 네 가지 프로그램을 해오고 있는데 지금도 꽉 차 있다고 느껴요. 여기서 하나를 더 늘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30년간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나요.
"뭔가를 계획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필요하면 하는 스타일이에요. 결혼과 동시에 담배를 끊었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어요. 선택한 일에 책임을 지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과감히 내려놓아요."
-그 약속을 지키는게 너무 힘들잖아요. 일탈도 꿈꾸진 않나요.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일들이 죽을 만큼 힘들진 않아요. 그래서 일탈을 생각하지도 않고요. 하나에 꽂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러다 말지'라는 주의예요.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줄을 서야 하면 다른 집에 가요. '어느 정도의 맛만 있으면 됐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차선책을 택했다고 하기엔 결과물이 다 완벽했어요.
"방송을 통해 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저에게 주어지는 숙제는 싫어서 회피하는 스타일인데 일단 주어진 건 잘 해내야죠. '무한도전'을 하면서 그런 책임감이 더 생겼고요."
-두려움도 이겨낼 만큼 책임감이 정말 강하네요.
"자주 하는 얘기지만 (데뷔한 뒤 초반) 9년의 힘든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때 정말 기도를 많이 했어요. 한 번만 기회를 준다면 불평불만 절대 늘어놓지 않겠다고 했어요. 혹시라도 주어진 일에 있어서 게으르게 한다면 어떠한 벌을 내리더라도 감수하겠다고도 했죠. 이런 기도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어요. 한 주마다 시청자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방송의 일원이 됐다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2021.07.01 JTBC뉴스 <[단독 ②] 유재석 "망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지만…">
2021.07.01 JTBC뉴스 <[단독 ②] 유재석 "망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지만…">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14572
①편에서 계속
-MBC '무한도전'은 지금도 인기가 식지 않아요. '무한도전'은 어떤 의미였나요.
"당시에도 '인생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늘 가졌고 ''무한도전'이 끝나면 다른 버라이어티를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종영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저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 프로그램이에요. 처음 시작 당시 방송국 고위 관계자가 '10년 해보자'라고 했는데 무슨 소린가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그 많은 사랑을 받았죠."
-김태호 MBC PD와 함께 동반 성장을 했네요.
"신선한 자극을 정말 많이 준 제작자 중 한 명이에요. '무한도전' 많은 에피소드 중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 편은 진짜 신선했어요. 시작하자마자 '이거 진짜 뭐야?'란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몰입도가 장난 아니었거든요. 끝나고 나서도 이게 뭔가 싶었어요."
-'무한도전' 초창기 때는 유약한 캐릭터였다가 요즘은 짜증도 내고 화도 내는 캐릭터로 변했어요.
"'무한도전'을 할 때는 상황상 제가 진행을 하지 않으면 엉망진창이 되니 정리를 할 사람이 필요해 그 역할을 했어요. 프로야구팀에 홈런 타자만 있다고 해서 이기는 게 아니잖아요. 결국은 유기적으로 맞아야 팀이 이기고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거죠. 무언가를 맡겠다고 하지는 않지만, 팀 내에서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면 그걸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상황에 맞출 뿐이지 어떤 걸 의도해서 하는 건 아니에요. 최고의 조합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만듦을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무한상사' 세계관 확장 시도가 참 좋았어요. 다른 아이템들도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나요.
"무한대의 확장성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출연진이 유기적으로 들고날 수 있는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꿈꾸고 있어요. '무한도전'에서 포맷만 자유로웠지 출연자까지는 그럴 수 없었잖아요. 물론 처음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저 없이도 이 프로그램이 계속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신하균 씨와 '유퀴즈'에서 재회한 모습이 무척이나 반가웠어요.
"하균이는 대학교 후배였어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하균이를 처음 보고 '하균이가 영화를 하네' 그랬는데 '런닝맨'에서 잠깐 보고 그 이후 따로 본 적이나 말을 나눠본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백상에서 만나니 너무 반갑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를 나눴죠. 그 얘길 '유퀴즈' 제작진에게 했더니 하균이를 섭외해보겠다고 하는 거예요. 실제로 섭외가 될 줄은 몰랐어요. 말이 많지는 않거든요. 학교 다닐 때도 진중하고 조용한 친구였어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던 친구죠."
-'유퀴즈' 출연자를 섭외할 때 의견을 내지 않나요.
"물론 저나 (조)세호나 '이분 섭외하면 어떨 것 같다'라는 톤 정도로 말한 적은 있죠. 근데 제 생각이 제작진에게 '이것을 해라'라고 전달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합의된 결론에 대한 최종적 결정은 제작진이 하는 거예요. 고민이 있을 때 함께 고민하고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얘기하고 그러는 거죠. 각자의 포지션에서 해야 할 업무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거쳐온 프로그램 중 다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요.
"그런 건 딱히 없고 다만 뭔가를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혼자 한다는 것이 '놀면 뭐하니?'의 아이덴티티나 콘셉트가 됐는데 사실 프로그램을 혼자 계속한다는 건 불가능해요. 혼자 할 때 분량과 웃음을 뽑아내는 건 한정적이거든요. 매주 일정 수준의 재미를 줄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혼자 계속 간다는 건 힘든 일이기에 뭔가 다른 방향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어요."
-'놀면 뭐하니?'로 또 한 번 틀을 깼다는 평가를 들어요.
"앞에 있는 일을 한 게 전부예요. 처음에 '무한도전'이 끝나고 '놀면 뭐하니?'가 자리 잡기까지 위기라고 느껴질 순 있지만, 하루하루 재미있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한 거예요. 좋은 얘기를 들으면 힘이 나요."
-MSG워너비가 이번에도 차트를 올킬했어요. 하지만 이런 현상을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어요.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요즘 정말 멋지고 세련된 음악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음악이 듣고 싶은데?' 그럴 때가 있어요. 그걸 '놀면 뭐하니?'에서 다루는 것이고 그 부분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는 거죠. 무척이나 감사한 일이지만 엄청난 돈을 투입해서 새로운 음악을 내놨는데 많은 분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면 허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 제작진과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떻게 구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담은 아이템이 다뤄질 수도 있지 않겠나 싶어요. 조금만 더 지켜봐 주세요."
-KBS 2TV '컴백홈'은 좋지 않은 성적으로 끝났어요.
"제작진을 믿었고 그 믿음엔 변함이 없어요.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은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또 하나가 배움이었어요."
-tvN '식스센스2'는 첫방송이 됐고요.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제 캐릭터가 있어 재미있어요. 색다른 경험이고요."
-SBS '런닝맨'에선 이광수 씨가 하차했어요.
"시청자분들이 헛헛함을 크게 느낄 거 같아요. 녹화하면서 계속 광수 얘기를 하고 있어요. 한 번에 빈자리를 채울 수 없잖아요.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하는 것까진 열심히 하자고 파이팅을 하죠."
-한때 '유재석 위기론'도 있었어요.
"시청률에 의해 일희일비하는 직업은 맞지만, 너무 시류를 몰라도, 혹은 너무 휩쓸려도 좋지 않은 거 같아요. 사람인지라 (그런 말을 듣고) 속상했지만 크게 흔들리진 않았어요. 남들이 다하는 걸 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꼭 유행을 이끈다는 의미는 아니고, 남들이 다 했기에 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트렌드와 타협하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지만 거기서 끝나는 거 같아요. 승부수를 던져야 흥망이 있죠."
-망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나요.
"솔직히 개인적으론 없어요. 망하는 걸 두려워하진 않아요. 다만 망하면 많은 사람이 힘들어지니 그게 어렵죠. 애초 두려움이 없던 건 아닌데 일을 해보다 보니 차츰 사라지더라고요. 결국 끌리는 걸 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고 봐요."
-30년 전 유재석은 지금을 예상했나요.
"전혀요. 단 요만큼도 예상하지 못했죠. 시작 당시 너무 큰 좌절을 겪고 그냥 학교에 다니려고 했어요. 방송국에 안 갔어요. 그때 (박)수홍이형 (김)용만이형이 찾아왔고 '재능이 있으니 같이 하자'고 했어요."
-지금 시점에서 30년 뒤를 예상해 보자면요.
"계획을 그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때까지 방송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요. 동료들과 그런 얘기 해요. 나이 들면 자주 모여 놀러 다니자고 했어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하고 정말 다양한 도전을 해왔잖아요.
"진짜 어떤 새로운 분야에 대한 욕심은 하나도 없었어요. 능력도 없고 그런 쪽에 관심도 없어요. 하지만 한 주 한 주 방송을 해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일종의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 일 수 있어요. 물론 책임감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지만 그런 책임감이 아니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 같아요."
-혹시 의외의 재능을 발견한 분야가 있나요.
"무언가를 하면서 '이거 정말 잘 맞는다' 이런 게 없었어요. 그냥 한 주 방송을 위해서 하는 거죠. 예전에 KBS 2TV '출발 드림팀' 촬영으로 뉴질랜드에 간 적이 있어요. 125m 높이에서 번지점프를 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섭네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아파트 난관도 잘 못 다가가는데 이걸 안 뛰면 방송 나갈 게 없잖아요. 그래서 너무 무섭지만 뛰었어요. 방송에서 번지점프를 정말 많이 했는데 단 한 번도 적응이 됐다, 괜찮다는 생각으로 뛰어본 적 없어요. 귓전에 들리던 바람 소리가 아직도 생생해요. 심지어 겨울이었거든요."
2021.07.01 JTBC뉴스 <[단독 ③] 유재석 "아이들과 시간 가지려 노력하는 아빠">
2021.07.01 JTBC뉴스 <[단독 ③] 유재석 "아이들과 시간 가지려 노력하는 아빠">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14573
②편에서 계속
-데뷔 30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예를 들면 처음으로 방송사를 옮겨서 진행한 MBC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느낌표'란 프로그램을 하면서 시민들을 만나러 다닐 때, '무한도전' 'X맨' '공포의 쿵쿵따' 할 때 등 참 많은 것들이 기억에 남아요. '공포의 쿵쿵따'의 경우 막 내린다는 말이 돌 때 김석윤 PD가 끝말잇기를 한번 해보라고 해서 했는데 잘 됐던 거고, '무한도전'도 6개월 하고 마무리한다고 했을 때 뉴질랜드 간 후 그게 기점이 돼 달라진 거예요. 뭔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잘 된 거지 시작하자마자 잘 된 건 거의 없어요."
-'런닝맨'은 좀 쉽게 풀린 편 아닌가요.
"'런닝맨'도 초반엔 '저건 뭐냐?' 그런 반응이었어요. 결정적으로 곧 막이 내린다는 얘기가 있을 때 연출했던 PD님이 협찬 들어와서 태국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태국 촬영분이 어떤 반전의 계기가 되지 않으면 종영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 열심히 해보자고 해서 갔는데 공항부터 깜짝 놀랐어요. 몰래카메라라고 하기엔 꽤 규모가 큰 팬분들이 공항에 나와 있었거든요. 오죽하면 지석진 씨한테 '오늘 한류스타가 오냐?'라고 물어봤어요. 우리를 위해 그분들이 왔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 부분이 기사화가 많이 됐어요. 우리도 놀라고 우리나라에 있는 시청자분들도 놀라고 제작진도 놀랐어요. 이 정도인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한류 스타잖아요.
"제가요? (웃음) 지금은 코로나 19 때문에 못하지만 '런닝맨'으로 함께 공연하러 다니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니냐고 했었어요. 공연 초창기에 지석진 씨가 해외 공연 가서 수많은 팬의 환호를 받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화려한 꿈을 꾸고 현실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어요. (웃음) 그럴 정도로 놀라운 경험이었죠."
-유행을 따라가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최신곡이나 최신 뉴스에 밝더라고요.
"일부러는 아닌데 신문 보는 걸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너무 바빠서 못 읽으면 뒀다가 읽고 그래요. 음악은 운동하면서 들어요. 일부러 공부하려고, 트렌드를 알려고 하는 건 아닌데 일상생활 속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거죠. 젊은 세대처럼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흐름은 알아야 이야기가 되고, 시청자분들에게 전달이 되니 하는 거죠. 모바일보다는 신문이 편해서 신문을 주로 봐요. 책 한 권을 보고 난 것처럼 보고 접으면 기분이 좋아요."
-야외 예능을 계속하는데 힘이 부치진 않나요.
"시스템이 달라져 막 몰아붙여 촬영하진 않아요. 특히 시청자들이 출연진에게 몰입해 보기 때문에 같이 힘든 걸 원하지 않아요. 생각보다 아주 힘들진 않아요."
-인터뷰를 잘 안 하는 편이죠.
"안 하는 게 아니라 매체가 워낙 많다 보니 할 거면 다해야 하니깐 그게 항상 고민이에요. 인터뷰를 월례 행사처럼 진행할 순 없잖아요. (웃음) 절대 하기 싫어서는 아니에요."
-게스트 출연도 안 하잖아요.
"특정 프로그램만 나갈 수 없어서 그런 거예요. 사실 다 관계성에 의해 움직이는데 누군가와 인연으로 특정 프로그램만 나가면 미안하잖아요."
-주로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집안일이 있으면 하고 전체적으로 봐서 괜찮겠다 싶으면 방에 들어가서 책 보고 TV 보고 그래요. 밖에서 찾으면 육아도 돕고 밥 차려야 하면 하고. 요리는 잘 못 하지만 라면은 잘 끓이니까 라면 같은 것들은 직접 만들어서 먹죠."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인가요.
"잘 놀아준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아이들과 시간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
-아이들이 아빠를 자주 찾나요.
"딸 나은이가 많이 좋아해 줘요. 나경은 씨도 '왜 이렇게 오빠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좀 의외'라고 해요. 나 역시 잘 모르겠는데 나은이가 유독 날 좋아하고 자주 찾아요. 나은이를 볼 땐 (제가) 늘 웃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아들 지호도 아빠가 무슨 일을 하고 대단한 사람인지 아나요.
"성격이 비슷해서 그런 걸 막 티 내는 편은 아닌데 학교 가면 친구들도 얘기하고 그러니 아는 것 같아요. 가끔 '아빠 근데 그건 뭐야?' 그 정도를 물어보곤 해요. 본인이 궁금하기보다는 친구들이 물어봐서 답해주려고 물어보는 것 같아요."
-사춘기가 왔나요.
"아직은 아닌 것 같은데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니까 점점 자기만의 세상 같은 게 생기는 것 같긴 해요. 요즘은 온라인 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 수업을 잘 듣고 있나, 뭘 하고 있나 자주 들여다보는 편인데 지호가 자꾸 문을 닫아요."
-주위에서 일상과 관련한 목격담도 거의 들리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가더라도 집 앞에 있는 빵집이나 문방구, 마트 정도만 가요. 의외로 생각보다 많이 못 알아봐요. 마스크를 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후드를 입으면 후드를 쓰거나 모자를 쓰고 다녀서 그런가 봐요."
-연예계 대표 '선행의 아이콘'이에요. 이 수식어가 때론 부담되지 않나요.
"많은 분께 사랑을 받아 이 일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벌이가 좋아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나중엔 이렇게 못 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살아있는 한 끝까지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골프 붐이 일었는데 혹시 골프도 치나요.
"예전에 쳤었는데 지금은 못 쳐요. 운동 하나도 겨우 해요. 주위에 골프 치는 분들이 많아서 한번 쳐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요. 친지가 너무 오래돼 마땅한 옷도 없고요. 한 2년 전인가. 한 지인이 오랜만에 라운딩을 나가자고 했어요. 시간도 괜찮길래 가자고 하고 한번 옷을 봤는데 골프복이 1990년대 말 타이거 우즈 전성기 때 산 옷이라 도저히 이걸 입고 못 나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에 가자고 하고 취소한 적이 있어요."
-다른 취미는 전혀 없나요.
"뭔가를 하고 싶거나 해야겠다 이런 게 별로 없어서 마땅한 취미가 없어요. 그냥 집에 있는 걸 좋아해요."
-본인 소유의 차도 크게 화제가 됐어요.
"많은 분이 '유재석은 국산차만 탄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솔직히 이 차가 상황에 맞아 샀는데 그게 국산차인 것뿐이에요. 근데 국산차인 게 대단한 것처럼 말하니까 당황스러워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봤을 때 괜찮은 것 같으면 살 거예요. 의도와는 다르게 많은 분이 자꾸 틀을 만들어요. '유재석은 그렇다'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주변 제작진들에게도 말할 때 항상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야. 절대 내가 이걸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줘. 난 하고 싶다는 얘기가 아니야. 너희들이 결정해라'라고 해요. 틀 안에 갇혀 사는 사람이 아니에요."
-뜬금없지만 머리칼이 엄청 까맣네요.
"새치가 많아요. (웃음) 20대부터 새치가 나서 그때부터 염색을 자주 하고 있어요. 2주마다 한 번씩 하는데 염색하는 거 너무 귀찮아요."
-다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잖아요. 끝으로 국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수많은 예능 콘텐츠가 있지만, 동료들과 웃음에 좀 더 집중하는 예능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예능을 통해 많은 분이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라거든요. 웃음이 필요한 분들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예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물론 방송사들도 요즘 아주 힘든데 어떤 과감한 변화나 도전 없이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긴 힘들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깔깔깔 웃을 수 있는 예능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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